[단독]與 비대위원 박은식 “광주폭동을 민주화 운동으로 포장”…호남 비하 논란

  19 01월 2024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박은식 비대위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범 김구 선생 비하’ 논란 등으로 도마에 올랐던 박은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과거 자신이 대표로 있던 단체의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수차례 극단적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글을 올렸던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박 위원이 올렸던 글에는 호남 비하성 내용이 다수 포함돼 논란이 될 전망이다.

박 위원은 여당 비대위원에 임명된 올해 1월 초까지 보수 성향 시민단체 ‘호남대안포럼’의 대표를 지냈다. 해당 포럼은 호남 보수 인사 등을 중심으로 호남의 정치 교체 등을 주장하는 단체다. 과거 포럼에 몸담았던 복수의 관계자들의 전언과 그들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위원의 호남 비하 등 문제 발언들은 그가 대표가 된 지난해 초부터 같은 해 8~9월경까지 이 단체 회원 100명 가까이가 속한 단체 채팅방에서 나왔다.

특히 박 위원은 호남의 민주화 상징성을 부정하는 주장을 주변에 자주 했고, 포럼 채팅방에도 여러 번 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8월께 채팅방에 “광주정신은 공산주의나 주사파 사상 외에 아무것도 없다. 광주정신이 민주화란 것은 포장이고 과장”이라며 “그것이 광주폭동을 민주화 운동으로 포장하여 민주화 성지로 만들고 민주화 유공자법까지 만들어 국민의 세금을 빨아먹고 있다”고 올렸다. 그는 또 다른 때 “호남은 언제까지 민주화(만의) 고장이어야 하는가”라고 쓰기도 했다. 또 박 위원은 맥락 없이 “광주에 신천지가 제일 많다죠”라고 글을 올려 일부 회원들의 불쾌감을 산 일도 있었다고 한다.

박 위원의 극단적 주장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단체방에 “저는 일정직급 이상 공무직(국회의원 포함) 모두에 국정원의 신원조회(사상 관련 검증)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최근 독립운동가 비하 논란을 빚은 박 위원은 과거 포럼 회원들에게 독립운동사 왜곡 논란이 있는 책 《조선 레지스탕스의 두 얼굴》을 추천서로 공유하기도 했다. 해당 책은 목차부터 백범 김구 선생에 대해 ‘권력과 욕망의 화신’으로, 이봉창 열사를 ‘취직하러 왔다가 폭탄 들고 떠난 주색꾼’ 등으로 묘사해 놨다.

포럼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책 목차를 보고 경악했다. 이러한 책을 추천한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진 회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박 위원은 단체방에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해 “ㅆㄹㄱ of ㅆㄹㄱ” 등 비속어로 추정되는 표현을 사용하는 등 여러 부적절한 언행으로도 회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사저널 양선영

“박은식이 대표 맡으면서 포럼 왜곡·변질”

박 위원은 자신이 올린 글들에 대해 내부에서 반발이 있자 여러 차례 사과하기도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박 위원뿐만 아니라 일부 강성 회원들이 비상식적, 극단적 주장들을 단체방에 올리는 일도 잦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표인 박 위원은 글 삭제나 경고 등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관하거나, 심지어 공감하기까지 해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고 했다. 포럼의 대표단에 속했던 한 인사는 “호남대안포럼이 그 정도로 왜곡되진 않았었는데 박은식 대표가 운영하면서부터 변질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논란들이 반복되는 등 박 위원의 포럼 운영엔 여러 회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고, 박 위원이 회원들과 마찰을 빚는 일도 많았다고 했다. 박 위원은 국민의힘 비대위원직 내정 사유로 대표직을 사퇴하는 과정에서도 별다른 사전 협의 없이 다른 사람을 대표로 지명하고 다른 대표단 인사들에게도 사퇴를 종용해 내부적으로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포럼의 한 전임 임원은 박 위원을 겨냥해 “독단 전횡을 일삼고 있다”고 채팅방에 공개 비판했다.

호남대안포럼의 미디어특보를 지냈다는 임권 트루타임즈 공동대표는 시사저널에 “박 위원은 지난해 8월까지 포럼 단체방에 심한 막말들을 많이 했다. 이후 국민의힘 인재영입 시즌이 다가오자 언행을 조심한 것으로 안다”며 “개인 주장을 사석에서는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공적 지위를 가진 단체의 대표가 회원들이 모인 채팅방에 과격한 주장들을 올리는 것은 상당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했었다”고 했다. 그는 “포럼 내부에서도 여러 상식적, 도덕적 기준에서 박 위원이 공당의 비대위원을 맡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사저널은 과거 단체방에서의 발언 등 논란에 대해 반론 및 해명을 듣기 위해 박 위원에게 수차례 문자메시지와 통화 등으로 연락을 취했지만, 19일 오후 2시까지 응답은 없었다. 박 위원은 지난해 11월 국민의힘에 영입돼 인재영입위원을 맡았다. 이후 지난해 12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비대위원으로 지명돼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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