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사과’ ‘유감’ 없이 “아내가 매정하지 끊지 못한 점 아쉽게 생각”
윤석열 대통령이 7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명품가방 수수 논란과 관련해 “몰카 공작” “정치 공작”이라며 “매정하게 끊지 못한 점이 아쉽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논란이 불거진 뒤 윤 대통령의 첫 공식 입장이 나왔지만 그 안에 직접적인 사과는 담기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미니 다큐에 출연해 김 여사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에게도 박절하게 대하기는 어렵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신분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 부인에게 접근할 수 있었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용산 관저로 들어가기 전의 일이다. 사저엔 보안을 위한 검색기를 설치할 수 없었다. 그걸 설치하면 복도가 막혀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 아내가 중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아버지과 동향이고 친분이 있다고 얘길 하면서 (접근했다). 지하에 사무실도 있다 보니 자꾸 오겠다고 하는 걸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라며 “(그 점이) 아쉽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저한테 미리 이런 상황을 얘기를 했더라면 저는 26년간 사정업무에 종사했던 DNA가 남아있기 때문에 더 단호하게 대했을 것”이라며 “제 아내 입장에서는 여러 상황 때문에 물리치지 못했다. 아쉬운 점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여당에서 ‘몰카 공작’이라고 하는데 동의하는지’ 묻는 질문에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김 여사와 만난 지) 1년이 지나 이렇게 터뜨리는 것 자체가 정치 공작이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 공작이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안하게 조금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서 처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상세하게 설명드리기엔 지금도 시간이 짧고, 또 직접 제 입으로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기를 바랄 순 있겠지만 그것이 또 낳을 수 있는 부정적 상황도 있다”면서 “현재 관저에서는 그런 것(보안)이 잘 관리될 뿐 아니라, 선을 분명하게 (긋고) 국민께서 오해하거나 불안해하거나 걱정 끼치는 일이 없도록 분명하게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 안 하게 조금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 처신하는 게 중요하다”고도 거듭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김 여사 관리 방안으로 거론되는 제2부속실에는 “비서실에서 검토 중”이라는 다소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별감찰관제에 대해서도 “국회에서 선정해 보내는 것”이라면서 “제가 사람을 뽑고 채용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둘 다) 이런 일을 예방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제 아내가 내치지 못해 자꾸 오겠다며 사실상 밀고 들어오는 건데, 제2부속실이 있어도 그럼 만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대통령 배우자와 친인척 등의 비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제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밝힐 것이란 여권의 기대가 있었으나, 윤 대통령은 “제가 사람을 뽑고 채용하는 건 아니다”라고 잘랐다.
이날 대담 전부터 세간의 관심은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윤 대통령의 사과 여부와 메시지 수위에 쏠렸다. 윤 대통령의 입장에 따라 김 여사 문제를 바라보는 국민 여론과 향후 총선 분위기가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왔다. 이날 윤 대통령이 직접적인 사과 표명 대신 ‘아쉬움’을 드러내고 ‘제2부속실’ 설치에 대해 여전히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를 두고 정치권 내 다양한 평가들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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