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기’ 자신하는 민주당, ‘양문석·김준혁 리스크’ 영향은?

  09 04월 2024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막판 후보들의 ‘리스크’로 흔들리는 분위기다.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의 ‘부동산 편법 대출’ 의혹에 이어, 김준혁 경기 수원정 후보의 ‘성(性) 발언’과 ‘역사왜곡 발언’ 논란 등이 연일 터지면서다. 해당 논란들이 총선 막판 변수가 될 수 있을지를 두고 정치권내 전망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경기 지역구에 출마한 양문석 안산갑 후보(왼쪽)와 김준혁 수원정 후보 ⓒ연합뉴스

양문석·김준혁, 연일 논란으로 ‘사면초가’

민주당은 최근 자체 판세 조사를 통해 승리할 가능성이 큰 우세 지역구는 110곳, 경합 지역은 50곳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선 한강·낙동강 벨트를 비롯한 여러 경합지에서 우세 지역이 많은 만큼, 비례의석까지 합칠 경우 최대 ‘162±α’까지 선점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병도 선대위 전략본부장도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박빙 지역이 워낙 많고 막판 보수 결집을 감안하면 예측이 어려우나, 과반달성을 목표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선 총선 막판 위기가 엄습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양문석·김준혁 후보를 둘러싼 논란이 연이어 불거지면서다. 양 후보는 지난 2021년 대학생 딸 명의로 새마을금고에서 사업자대출 11억원을 받았다는 ‘편법 대출’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의혹에 금융감독원과 새마을금고중앙회도 조사에 나서며, 양 후보의 의혹은 위법행위라는 결론까지 나오는 등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김준혁 후보도 최근 논란성 발언들이 재조명되면서, 여성계와 교육계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김 후보는 유튜브 채널에서 사도세자 묘소를 ‘여인의 젖가슴’에 비유하거나, 박정희 전 대통령을 향해 “일제강점기 정신대 종군 위안부들을 상대로 섹스를 했었을 테고”라고 말해 도마 위에 올랐다. 또 김활란 이대 초대 총장에 대해선 “자교 학생들을 미군 장교에게 성상납시켰다”고 주장한 사실도 알려져, 이대와 여성단체의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시사저널이 지난 5일 단독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김 후보는 본인의 저서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뿌리는 친일파”라고 발언하거나 서울시를 ‘천박한 도시’에 비유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한유총은 이날 “김 후보에게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규탄대회를 국회에서 진행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회원들이 8일 국회 본관 앞에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수원정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시사저널 변문우

내부도 리스크 파장 두고 ‘의견 분분’

민주당 내부에서도 두 후보의 리스크가 판세에 미칠 영향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모양새다. 당 지도부에선 이미 ‘정권 심판론’에 민심이 많이 기울어 대세에 지장이 없다는 기류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도 통화에서 “지금 시점에서 당이 두 후보에 대해 조치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 또 정권 심판론이 민심을 관통하는 상황에서 당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한병도 본부장도 “경기도에서 큰 변화는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재명 대표도 후보들의 논란에 대해 직접 대응하지 않고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최근 유세 과정에서도 고물가 상징이 된 ‘대파’ 논란과 ‘입틀막’ 사건 등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이슈들만 공략하고 있다. 김부겸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도 지난 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두 후보에 대해 “국민 심판을 기다려보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당에서도 여러 가지 유감스럽고 후보도 사과했으니 절차를 지켜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선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여론조사 공표금지 ‘깜깜이’ 기간 동안 두 후보 논란으로 중도층 민심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1~3일 진행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유권자 1004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선 정권 지원론(46%)과 정권 견제론(47%)의 격차가 단 1%포인트 차이로 줄어들면서, 범야권 총선 판세에 빨간불이 들어오기도 했다. 관련해 한 야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주당이 지난 2012년 총선처럼 다잡은 승기를 놓치고 패배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단기적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두 후보의 리스크가 차기 국회 정국에서도 범야권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만약 두 후보가 총선에서 승리한다 해도, 각계각층에서 쏟아지는 비판 세례를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며 “오히려 자당의 도덕성 수준이 이 정도라는 것을 보여주는 만큼 민주당에도 악재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김준혁 후보에 대해 집중 공격 중인 한유총의 김애순 이사장도 시사저널과 만나 “총선 상황과 상관없이 김 후보가 사퇴할 때까지 이 시위를 진행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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