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대표 출신 이준석의 원내 입성…‘찐’ 야당으로 거듭날까

  11 04월 2024

4·10 총선 경기 화성을 후보로 출마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1일 새벽 당선이 확정된 직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4·10 총선 경기 화성을에서 3파전 구도 열세를 극복하고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국민의힘 당 대표 출신이나 지난해 12월 탈당한 뒤 신당을 차린 이 대표와 개혁신당이 추후 원내 상황에서 윤 정부와 여당을 위협하는 ‘찐(진짜)’ 야당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지난 2021년 대통령 선거 시절 당 대표로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에 일조한 뒤 여당 대표가 됐으나 이후 당 윤리위에서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대표직을 잃었다.

11일 개표 결과에 따르면 이 대표는 화성을에서 42.41%(5만1856표) 득표율로 2위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39.73%, 4만8578표)를 3278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는 17.85%(2만1826표)에 그쳤다. 이변에 가까운 결과였다. 동탄 신도시가 포함된 화성을 지역은 민주당 텃밭으로 평가돼 왔고, 지난 3월 중순 발표된 첫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는 2위로 1위 공 후보와의 격차는 23%포인트가 넘었다. 약 3주 만에 최종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이 대표의 개혁신당은 비례대표에서도 2석(이주영·천하람)을 확보하며 총 3석을 가져왔다. 신당을 차리며 품었던 목표(최소 20석 원내교섭단체 구성)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결과지만, 이 대표의 당선 등 선거 직전 예측보다는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국혁신당(비례 12석), 새로운미래(지역구 1석), 진보당(지역구 1석-더불어민주연합 제외) 등 제3지대 정당 중에선 유일하게 지역구와 비례대표 모두에서 당선자를 냈다.

실제적으로도 원내에서 개혁신당 3석은 여야 모두에게 신경 쓰이는 존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포함해 개헌저지선(101석)을 겨우 넘긴 108석을 얻은 가운데 야당은 거부권 무력화 등 200표 문턱을 넘기 위해선 개혁신당의 조력에 여당 내 일부 이탈표까지 필요하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개헌저지선을 더욱 두텁게 치기 위해 개혁신당에 구애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李, 총선 4수 만에 배지 달아…정치적 경쟁력 입증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힘 출신 인사들이 다수 참여한 정당인 만큼 범(汎)여권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일각에선 국민의힘과의 합당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한다. 그러나 개혁신당은 이런 관측에 대해선 단호히 일축하고 있다. 이 대표는 당선 직후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혁신당의 정체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야권이다. 개혁신당은 저희 정치를 하면서 갈 것”이라고 답했다.

정치권에선 개혁신당이 추후 정국에서 반윤(反윤석열)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11일 새벽 당선이 확정된 직후 “전직 (여당) 대표가 왜 당을 옮겨 출마할 수밖에 없었을지 윤 대통령이 곱씹어봤으면 한다”고 윤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 이어진 인터뷰들에서도 “윤석열 정부에 개인적인 서사를 빼놓고라도 지금 윤석열 정부가 하는 일들에 동의하지 않는다” “윤 대통령이 자기가 계속 본인의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있다”며 직격타를 날렸다.

일각에선 개혁신당이 대안을 내놓는 것이 아닌 지나치게 반정부 기조에 갇히는 정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여기에 대해 앞으로 실질적인 답을 내놓는 건 이 대표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26세에 박근혜 비대위 위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 대표는 총선 4수(노원병 3번 낙선) 만에 배지를 달게 됐다. 그는 여전히 30대(39세)로 이번 당선으로 정치적 경쟁력을 입증하며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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