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동훈, 특검 준비나” 韓측 “차기 견제하나”…與, 때 아닌 설전

  16 04월 2024

홍준표 대구시장(왼쪽)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총선 참패’ 후폭풍에 휩싸인 국민의힘이 ‘한동훈 책임론’을 두고도 내부 설전을 벌이고 있다. 당내 원로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본인에게 다가올 특검에 대처할 준비나 해라” “지옥을 맛보게 한 한동훈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등 연일 질타를 쏟아내고 있다. 이에 한 위원장 측도 “차기 대권 경쟁자를 견제하냐”는 취지로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홍 시장은 지난 15일 저녁 페이스북에서 한 위원장을 겨냥해 “압승한 야당이 그냥 두겠냐, 뿌린 대로 거두는 거다”라며 “조용히 본인에게 다가올 특검에나 대처할 준비나 해라”고 직격했다. 이어 이날 국회 헌정회관 앞을 수놓은 한 위원장 응원 화환 세례를 거론해 “화환 놀이는 한 번으로 족하다. 더 이상 그런 쇼는 안 통한다. 다시는 우리 당에 얼씬거리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홍 시장은 “작년 12월에 (내가) 한동훈은 안 된다고 이미 말했는데 들어오는 거 보고 황교안 전 대표처럼 선거 말아먹고 퇴출될 것으로 봤다”며 “또다시 윤석열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거고 선거에 지면 같이 들어온 얼치기 좌파들과 함께 퇴출될 걸로 봤는데 무슨 차기 (대권) 경쟁자 운운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14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한 한동훈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당시 그는 한 위원장은 물론, 당 지도부 전체를 겨냥해 “이번 선거는 자기 선거를 한 번도 치러본 일이 없는 사람들이 주도하여 그 막중한 총선을 치렀고 철부지 정치 초년생 하나가 셀카나 찍으면서 나홀로 대권놀이나 했다”며 “총 한 번 쏴본 일 없는 병사를 전쟁터에 사령관으로 임명해 놓고 전쟁에 이길수 있다고 본 사람들이 바보”라고 비난했다.

이에 한동훈 위원장의 측근 인사들도 맞대응에 나섰다. 한 위원장의 왼팔 격으로 불리는 김경율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은 1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홍 시장의 일련의 증상들에 대해 내가 굳이 이야기할 필요가 있을까, 홍 시장에 대한 정확한 반응은 강형욱씨가 제일 정확히 알 것”이라고 조롱했다. 소위 ‘개통령(개와 대통령의 합성어)’로 불리는 강씨는 개의 행동을 교정하는 전문가인 만큼, 홍 시장의 최근 발언을 개의 행동에 비유한 셈이다.

이어 김 전 비대위원은 홍 시장이 당내 윤리위원회 징계를 받은 사실을 거론해 “국민의힘 윤리강령 제22조에 오락성 행사나 유흥, 골프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하지 아니한다라고 있다”며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 자연재해나 대형 사건사고 등 이런 것들이 나오는데 홍 시장은 과거 수재가 발생한 시점에 골프를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상당히 공직으로서 적합한 위치에 있는 분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홍 시장이 한동훈 책임론을 강하게 들고 나오는 이유’에 대해선 “차기 (대권)에 대한 어떤 고려 속, 그리고 경쟁자 이런 것 아니겠나”라며 “이 분이 계속 ‘김경율 좌파’ ‘한동훈 좌파’ 얘기를 하는데, 그러면서 본인이 주장하는 것이 도대체 뭔지 상당히 의문스럽다”고 주장했다. 총선 참패를 계기로 경쟁자인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는 것이라 평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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