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에 공물 바치는 日총리들…정부 “역사 직시해야”

  21 04월 2024

21일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 신사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봉납한 공물이 놓여 있다. 기시다 총리는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마사카키를 봉납했다. 마사카키는 신사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 화분을 일컫는다. ⓒ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21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 등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한 행동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면서 과거사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촉구했다.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며 “이는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의 중요한 토대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 유신 전후 일본 내전과 일본이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여 명의 제사를 지내는 일본 최대 규모의 신사다. 이곳에는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 전범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어 군국주의를 조장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전쟁에 대한 책임을 부정한다는 이유로, 한국뿐 아니라 중국 등 여러 나라가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을 반대해왔다.

교토통신과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시작되는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를 맞아 야스쿠니 신사에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공물을 봉납했다. 이날 기시다 총리가 봉납한 공물은 ‘마사카키’로, 신사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 화분을 일컫는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총리로 취임한 이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대신 공물을 봉납해오고 있다. 춘계 예대제와 추계 예대제 때마다 공물을 바치고 있으며, 패전일인 8월15일에는 다마구시(비쭈기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 대금을 봉납했다. 23일까지 열리는 올해 추계 예대제 기간에도 직접 참배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전임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아베 신조 전 총리도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한 바 있다.

일부 일본 정치인들은 올해 예대제를 맞아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했다. 신도 요시타카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은 이날 야스쿠니 신사 참배 후 기자들에게 “과거 나라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일한 분들의 영혼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담아 참배했다”고 말했다.

신도 경제재생담당상은 강경 우익 성향 정치인으로,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2011년 8월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견제하려고 울릉도 방문을 시도하다 김포공항에서 입국을 거절당한 전력이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기시다 후미오 내각에 입각했고, 10월 추계 예대제와 올해 첫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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