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욱 “영수회담, ‘강화도 조약’ 분위기 아쉬워…‘尹 대척자’에 與 당권 맡겨선 안 돼”

  02 05월 2024

국민의힘은 4·10 총선에서 참패하며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당내에선 위기를 수습할 ‘소방수’를 물색하고 있으나, 총선 참패 ‘책임론’에 ‘인물난’까지 겹치며 위기 타개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TV 조선’ 메인뉴스 앵커 출신으로 22대 총선 서울 서초을에 당선된 ‘정치 신인’ 신동욱 국민의힘 당선인은 4월30일 시사저널TV 《시사톡톡》에 출연해 “대통령의 대척점에 있는 사람에게 여당 당권을 맡겨선 안 된다”며 “지금 상황에선 모두 ‘친윤(親윤석열)’이자 ‘비윤(非윤석열)’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신 당선인은 지난 4월29일 가까스로 성사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영수회담’에 대해서도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윤 대통령이 15분간 이 대표의 말을 끊지 않고 들은 점 등이 긍정적이었다”면서도 “이재명 대표가 ‘전국민 25만원 지원금’을 선거 전에 ‘매표’ 행위로 꺼내놓고 ‘영수증’을 대통령에게 갖다준 것은 의도가 불순했다”고 직격했다. 이어 “회담 분위기가 ‘강화도 조약’처럼 된 것은 아쉽다”며 “민주당이 ‘줄줄이 특검’도 남발해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서울 서초을 당선인이 4월30일 시사저널TV 《시사톡톡》에 출연해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에 대한 전반적 평가를 한다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만나지 않는 것보다는 만나는 것이 좋다. 윤 대통령도 15분 동안 야당 대표의 말씀을 끊지 않고 다 들어드린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또 일부 정책 현안들에 대해서는 협조를 이끌어낼 것 같았던 분위기도 긍정적으로 본다. 첫걸음에 멀리 뛰려고 하다 보면 넘어질 수도 있는 만큼, 일단 이 정도로 출발하는 데 큰 의미를 둬야 한다.”

영수회담에서 아쉬운 부분은 없었나.

“저희 입장에서는 선거 끝난 직후의 ‘강화도 조약’ 같은 분위기였다는 건 아쉽다. 이재명 대표가 15분 동안 (모두발언을) 했는데, 사실 지지자들에게 ‘나 오늘 이런 이야기 다 했어’라고 어필하는 내용들이 많았다. 또 민주당의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비공개 자리에서 말씀하신 시간까지 공개했는데, 영수회담 동석자가 꼭 그런 시간까지 재서 언론에 공개하는 게 맞는 건지 의문스러웠다.”

협의가 무산된 ‘전국민 25만원 지원금’은 어떻게 보는지.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가득 차 있다’는 말도 있듯, 결과가 뻔히 보이는 포퓰리즘은 경계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25만원 지원금’은 굉장히 의도가 불순하다. 타이밍도 문제였다. 선거 직후 어려운 민생을 돌보자는 방향으로 추진했다면, 동의할 수 있었다. 그런데 선거 전에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매표라고 생각한다. 표는 본인이 팔고 영수증은 대통령에게 갖다 주면 정치적으로 수용할 수 있겠나.”

‘채상병 특검법’도 주요 의제였다. 어떻게 처리해야 한다고 보는지.

“사실 채상병 문제가 특검이 꼭 필요한 사안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저희 당에선 지금 충분히 수사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특검까지 갈 필요가 있냐는 것이 중론이다. 법으로 다 해결할 수 없는 것을 해결하는 것이 정치의 존재 이유지 않은가. 특검은 도저히 국민도 납득할 수 없다는 것에만 해야 한다. 사건만 나면 바로 특검 이야기부터 꺼내는 것은 굉장히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다.

또 민주당에서 요구하는 특검도 하나가 아닌 ‘줄줄이’ 특검이다. 윤석열 정권이 끝날 때까지 특검 정국으로 가겠다는 셈이다. 반대로 만약 정권이 바뀌어서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국민의힘에서 김혜경 여사 법인카드부터 이 대표의 친인척 욕설, 아들 의혹, 성남FC 의혹과 관련해 5년 내내 특검을 하자고 제안할 때 이 대표도 그걸 다 받겠나. 결국 이건 정권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또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이렇게 특검을 남발하는 곳은 없다.”

국민의힘 소속 신동욱 서울 서초을 22대 국회의원 당선인 ⓒ연합뉴스

총선 직후 당내 분위기는 어떻다고 진단하는지.

“지금 당 분위기는 한가하지 않다. 일부 언론에선 총선 후 당선인 총회에서 저희가 셀카를 찍으며 ‘자축’하는 분위기였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실제는 ‘당이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보수 전체의 위기며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들이 중심이었다. 이 점도 강조하고 싶다. ‘대통령 말씀을 듣지 말고, 쓴 소리하고 우리 일을 하자’며 대중들에게 인기 얻는 발언을 하기는 쉽다. 우리는 국민으로부터 나라를 운영해달라고 위임받은 집권여당이다. 앞으로 3년 동안 국가를 운영할 책임을 가져야한다. 그런 만큼 우리는 더욱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당정관계는 어떻게 가야 한다고 보나.

“모든 조직에서 최종 결정권에 있는 분은 굉장히 고독하다. 그렇지만 또 지금 같은 국면에서 ‘예스’만 외치는 분들을 기용하는 것도 곤란하다. 현재 대통령이 문제가 있다고 많은 분들이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 해결에 능한 분들이 대통령을 보완해줘야지, 오히려 대척점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자꾸 여당 당권을 맡겨야 된다고 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당내에선 ‘친윤 대 비윤’ 구도로 계파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친윤과 비윤 계파를 딱 나눌 수 있겠는가. 언론에서 편의상 쓰는 분류법이다. 친윤이라 생각하는 분들도 대통령에 비판적 시각을 가진 분들도 있고, 비윤에서도 대통령과 국가를 걱정하거나 대통령이 성공해야 한다고 바라는 분들도 있다. 결국 모두가 신중해야 하고, 모두가 친윤이나 비윤이 돼야 한다.”

당내 ‘총선 참패 책임론’ 공방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지.

“책임을 한 사람에게 돌리는 것이 사회 구조에서도 가장 편하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나 윤 대통령을 공격하는 프레임도 그런 측면이 없지 않다. 그분들의 전적 책임이면 당원들에겐 책임이 없는가. 개인에게 자꾸 책임을 묻지 말고, 국민으로부터 멀어진 이유를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봐야 한다. 그렇다고 책임을 져야 할 자가 책임지지 않아서도 안 된다. 저희가 한 전 위원장에게 손가락질해서도 안 되겠지만, 한 위원장 본인도 스스로 성찰해야 한다.”

한동훈 전 위원장의 정치 복귀 시기는 언제가 적절하다고 보는지.

“국민이 부를 때 한 전 위원장이 나오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 국민이 잊어버리면 억지로 기억을 소환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또 물은 끓여야 넘치고, 50도쯤 되는 물에 라면을 넣으면 맛이 없게 된다. 국민에게 한 전 위원장이 필요한 상황이 온다면 국민이 부르시지 않겠는가. 그때 나오는 것이 본인에게도 제일 좋을 것이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도 관심사다. 당내에선 ‘이철규 대세론’과 ‘불가론’이 엇갈리는데.

“기류를 다 알지는 못하지만, ‘인물난’이라는 표현은 맞는 것 같다. 이철규 의원도 본인이 지금 나와서 좋을 게 뭐가 있겠냐며 고민하는 것 같다. 어려운 국면에서 출마해 ‘찐윤(찐윤석열)’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지는 것은 (이 의원) 본인에게도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본다. 일각에선 ‘나-이(나경원-이철규) 연대’라는 표현도 나오는데, 제가 파악하기로 두 분이 밀실에서 서로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하자고 논의한 적은 없다. 지난 전당대회에서의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처럼 부정적 단어 조합 프레임을 일각에서 씌운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의장 후보군이 모두 민주당 강성 친명(친이재명)계로 이뤄졌다는 평가가 있다.

“저희도 반성과 성찰을 해야 할 시기인 것은 틀림없지만, 반성만 하고 있기에는 전선이 너무 빨리 구축되고 있다는 문제도 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 과정에서 이미 완벽한 ‘이재명 호위정당’으로 변했다. 특히 원내대표나 국회의장이 노골적으로 ‘중립을 안 지키겠다’고 선언하는 경우가 대체 어디 있나. 이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이야기다. 이처럼 범야권이 거의 ‘탄핵’에 가까운 것을 추진할 수 있는 전선까지 형성된 만큼, 여당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신동욱 국민의힘 서울 서초을 당선인이 4월30일 시사저널TV 《시사톡톡》에 출연해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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