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원내 파트너도 ‘충신’ 박찬대…‘친명 군단’ 이끌고 대선 가도?

  03 05월 202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총선 압승 후 더욱 견고해지는 분위기다. 민주당 내 주요 당직자들 대부분이 ‘친명(親이재명)’ 인사들로 꾸려진 데 이어, 화룡정점으로 22대 국회 민주당 첫 원내사령탑에도 친명 핵심인 박찬대 의원이 선출됐다. 정치권에선 ‘친명 천하’ 당세로 이 대표의 차기 대권 행보를 위한 포석이 마련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 입장해 당 국회의장 후보자들과 인사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 원내사령탑도 ‘親明’ 등극…‘처럼회’ 출신도 곳곳에 배치

민주당은 3일 22대 국회 당선자 총회를 열어 원내대표 선거를 진행했다. 단독으로 입후보한 3선의 박찬대 의원은 찬반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얻으며 원내대표로 최종 선출됐다. 이날 투표에는 22대 국회 민주당 당선자 171명 중 170명이 참석했다. 다만 구체적인 득표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민주당 역사상 원내대표 후보가 단독 출마한 경우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2005년 정세균 전 총리가 원내대표 선거에 단독 입후보해 만장일치로 추대된 사례가 있다. 당초 이번 원내대표 후보군으로는 10명이 넘는 친명 의원들이 하마평에 올랐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박 의원에 있는 것으로 읽히면서 다들 출마의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에서 “당이 하나로 더 크고 단단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며 “원내대표로 당선돼 기쁜 마음보다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의 무게가, 국민들의 숙제를 잘 풀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아무리 어려운 숙제라도 171명의 힘과 지혜를 모으면 능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후배의 지혜를 구하기 위해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정견 발표에서도 윤 대통령과 정부에 각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개혁이란 각오로 임하겠다. 먼저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개원 즉시 재추진하겠다”며 “(이재명 대표가 꺼낸) 민생회복지원금 추경(추가경정예산) 확보를 위한 협상도 시작하겠다. 책임 있는 국회 운영을 위해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도 민주당 몫으로 확보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내지도부 인사들도 대부분 친명계로 구성됐다. 원내 운영수석부대표는 박성준 의원이 맡게 됐다. 특히 정책수석부대표는 강성 친명모임 ‘처럼회’ 소속인 김용민 의원이 맡는다. 관련해 박 원내대표는 “저와 일을 한동안 같이 해와서 서로 신뢰하고 검증된 분들”이라며 “실천하는 개혁국회, 행동하는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오래 호흡을 맞춘 두 분과 함께 하게 됐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다른 민주당 주요 당직에도 ‘처럼회’ 출신을 비롯한 친명 인사들이 대거 포진된 상태다. 당 사무총장엔 김윤덕 의원, 정책위의장에는 진성준 의원, 전략기획위원장에는 민형배 의원, 민주연구원장에는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 등이 배치됐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해 초 인사에서 한병도‧정태호‧권칠승 등 친문(親문재인)계 의원들을 전격 등용하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으나, 이번 총선을 기점으로 다시 친명 인사들을 대거 투입시킨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박찬대 의원(왼쪽 두번째)이 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총회에서 이재명 대표, 진선미 당 선관위원장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권 노리는 李, 남은 3년 ‘원포인트 체제’ 장기화 부담도

정치권에선 ‘이재명의 민주당’이 완성된 만큼, 이 대표가 앞으로 본인의 대권 행보를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이 대표는 총선 정국에서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론을 외치며 ‘당의 단결’ 명분을 만들어놓은 상태다. 여기에 총선 171석이라는 거대 의석까지 달성하며 민의도 입증했다고 자신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포석들을 바탕으로 이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이루지 못한 대권에 다시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미 이 대표도 특별한 대항마 없이 ‘대권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4월27~29일까지 유권자 2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일 발표, 휴대전화 100% RDD 방식, 응답률 2.4%,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은 ±2.2%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39.3%로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21.9%)과의 격차는 17.4%포인트에 달했다.

다만 일각에선 대선까지 3년이나 남은 만큼, 민주당의 ‘이재명 원포인트’ 체제가 장기화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년 전인 김대중 정권 당시 한나라당을 이끌던 이회창 전 총재도 엄청난 정치적 입지를 가졌으나, 결국 원포인트 체제의 피로가 누적되면서 두 번째 도전이었던 2002년 대선에서도 낙마하고 말았다.

관련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지난 2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결국 일방주의로 가게 되면 그 당은 활기를 잃는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이 보여줬던 것이고, 또 앞으로도 이재명 대표가 똑같은 길로 가면 위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의 한심한 상호의존으로 정치 아젠다까지 천박해졌는데, 이 부분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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