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김치연 기자 =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취임 인사 차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황 위원장은 강남구 논현동 이 전 대통령 사저에서 1시간가량 정국 현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한 뒤 이 전 대통령에게 차기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참석을 요청했다.

황 위원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에서는 (전당대회를 하면) 꼭 전직 대통령들이 나와서 연설해 보기 좋더라"면서 "이 전 대통령 본인이 확답은 안 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면담에서 "여당이니까 정부와 힘을 합해서 국가 발전을 위해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황 위원장이 전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당이) 정부와 사전 조율도 하고, 그렇게 해서 일치된 여당다운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황 위원장은 이 전 대통령이 '정부 사전 조율'을 강조한 의미에 대해 "옛날에도 국정이라는 게 당·정·청(대통령실)이 긴밀하게 움직여야 하는 것이었다"며 "그래야 국민이 안심하고 문제를 사전에 점검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이 전 대통령이 해외직구 규제 정책 혼선 등을 계기로 불거진 당정 간 소통 부족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황 위원장은 "어른이시니까, 구체적인 이야기는 안 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과거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에 대한 소회도 나눴다고 한다. 당시 황 위원장은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를 지냈다.

황 위원장은 "그때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국회 선진화법, 미디어법 등 큰 건을 많이 했다. 세금 관계도 정리하고 대통령과 힘을 합쳐서 (일을) 많이 했다"고 회고했다.

이날 면담에는 엄태영 비대위원, 성일종 사무총장, 조은희 대표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황 위원장은 오는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을 계기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별도로 예방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황 위원장은 문 전 대통령과 회동 추진에 대해 "좋은 말씀을 듣고자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황 위원장은 한나라당 원내대표 시절인 지난 2011년 당시 여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바 있다.

minar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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