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외교안보대화·FTA 2단계 협상', 한중관계 변화 주목한다이 뉴스 공유하기본문 글자 크기 조정

  27 05월 2024

윤석열 대통령, 리창 중국 총리와 회담 발언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5.26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zjin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방한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만났다.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차 서울을 찾은 리 총리와의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한중 양국은 우리의 양자 관계뿐만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리 총리도 "함께 노력해 서로에게 믿음직한 좋은 이웃, 또한 서로가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파트너가 되고 싶다"고 화답했다. 사드 사태 이후 한중관계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관계 강화의 필요성을 양국 고위지도자들이 다시 확인했다.

미중 패권 경쟁과 갈등 심화, 공급망 재편, 한미일 협력 강화 등이 맞물리면서 한중관계 복원 속도는 기대만큼 빠르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가치공유국 간 협력 강화 기조 속에 우크라이나전쟁 등 국제적 변수까지 생기면서 한반도 주변에 신냉전 기류도 형성돼 왔다. 이런 가운데 한중 간 고위급 교류가 최근 빈번하게 이뤄지는 점은 긍정적이다. 중국 총리의 이번 방한은 9년 만에 이뤄졌다. 앞서 이달 중순 조태열 외교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해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열었고,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년 가까이 만에 한중 경제장관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했다.

한중 양국이 사안에 따른 불가피한 시각차는 인정하면서도 상호 이해를 넓히는 동시에 갈등을 관리하려는 노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경제 분야만 해도 글로벌 공급망 재편 파고 속에서도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분야가 적지 않다. 원자재와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도 그중 하나다.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중국의 역할도 더 긴요해지고 있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 간 심상치 않은 군사협력 증대를 보면 더욱 그렇다.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를 돕기 위해 러시아 기술진이 대거 방북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다. 중국이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브레이크를 걸고 건설적인 대북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우리가 적극 견인해 나가야 한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평화 보루 역할을 해 달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 리 총리 회담에서 주목되는 합의가 몇 개 나왔다. 우선 양국 외교부와 국방부가 참여하는 '2+2' 협의체인 '외교안보대화' 신설이 눈에 띈다. 한반도 정세 불안정 속에 양국이 외교안보 분야에서 속 깊은 대화를 나눌 그릇을 마련했다는 점은 의미가 작지 않다. 경제 분야에선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문화·관광·법률 분야까지 교류와 개방을 확대하는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또 13년 만의 한중 투자협력위원회 재가동, 공급망 문제 협의를 위한 '수출통제 대화체' 출범에도 합의했다. 한중 협력이 단순한 수사 차원을 넘어 제도화된 협의를 이어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기대를 준다. 앞으로 외교당국의 후속 조처에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도 조속히 성사시켜 한중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 모멘텀으로 삼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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