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가 특검이냐” “전부 담아야 공평”…與 총선백서 ‘쟁점’ 세 가지는?

  27 05월 2024

‘총선 참패’ 직후 반성과 위기 수습을 위해 출범한 국민의힘 총선백서 태스크포스(TF)가 각종 논쟁을 촉발시키며 난항을 겪고 있다. 쟁점은 총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백서의 ‘출간 시기’를 전당대회 전후 중 어느 시점으로 정할지 여부다. 또 ‘면담 대상’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통령실 관계자들을 포함할지를 놓고도 계파 간 신경전이 벌여지고 있다. 여기에 향후 정해질 면담 내용의 ‘공개 범위’도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조정훈 국민의힘 총선백서 TF 위원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전당대회 이전 출간” “한동훈-대통령실 면담” 이견 분분

조정훈 위원장을 필두로 한 국민의힘 총선백서 TF는 시작 단계부터 ‘공정성’ 시비로 논란의 중심에 서야 했다. 당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문항과 면담 질문이 편향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이는 ‘개인 책임론’으로 이어져 계파 간 신경전을 촉발시켰다. 또 백서가 조 위원장의 ‘정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불러일으켰다. 이에 조 위원장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공동 책임론’을 기치로 내세우며 논란 매듭짓기에 나섰다.

하지만 당내에선 백서를 둘러싼 논쟁들이 여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이다. 먼저 백서의 ‘출간 시기’를 놓고 당내 의견이 통합되지 않고 있다. 일단 TF에선 전당대회 전인 6월 중순에 백서를 발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여기엔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의중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TF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황 위원장도 전당대회 전에 발간해야 효과도 있고 새 지도부에 지워질 부담도 덜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반면 당 원로들은 백서의 전당대회 직전 발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황 위원장이 20일 주재한 상임고문단 오찬에서 일부 상임고문들은 전당대회 이후 발간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위기 상황에서 누구에게 책임을 지울 것이 아니라 하나로 단결돼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유흥수 상임고문도 오찬 직후 취재진과 만나 “시기적으로 전당대회를 넘긴 뒤에 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의견이 여러 사람 사이에 있었다”고 밝혔다.

‘면담 대상’을 놓고도 당내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일단 조 위원장과 TF는 총선 정국을 지휘한 한동훈 전 위원장에 이어 대통령실 관계자들도 차례로 면담을 진행할 방침이다. 시사저널의 취재에 따르면, 조 위원장은 최근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통해 대통령실 인사들에게도 인터뷰 요청을 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위원장도 2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통령실과 한 전 위원장 면담을 동시에 추진하려 한다”고 직접 밝혔다.

이에 친한(親한동훈)계 좌장으로 평가받는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공개적으로 반발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백서팀이 특검은 아니지 않나”라며 “한 전 위원장과 대통령실 참모진과의 면담은 부적절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태껏 총선이 끝나자마자 총선 결과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당 대표를 면담하고 백서를 집필한 적 있는지 잘 모르겠다. 또 대통령실 참모진까지 면담한 적도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반응에 TF 내부에서도 불편함이 감지되고 있다. 한 TF 핵심 관계자는 이날 시사저널에 “(장 대변인의 발언은) 특별히 대응할 내용도 아니다”라면서도 “장 대변인 본인이 결국 TF 취지를 편향적으로 몰고 가면서 ‘자기 정치’를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TF 입장에선 백서를 환기시켜주면 좋다. 계속 뉴스 이슈로 거론되는 만큼 오히려 ‘백서 무용론’을 불식시키는데 도움을 주시는 것 아닌가도 역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 시스템 지적도 가감 없이 했는데…” 백서에 담길까?

TF에서 총선 유관 조직을 대상으로 진행한 면담 내용이 ‘어느 정도까지 공개될지’ 여부도 백서의 진정성을 가름할 시험대로 꼽힌다. TF는 현재까지 당 사무처와 홍보국, 기획조정국, 여의도연구원 등의 실무진 면담을 완료한 상황이다. 각 면담에 배석한 일부 TF 소위원장과 실무진은 “모든 것들을 심각하고 투명하게 털어놓았다”며 “조직의 인력 문제는 물론 당 지도부와의 소통 시스템 등에 대해서도 피드백을 가감 없이 말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이들의 ‘작심 발언’ 전체가 백서를 통해 공개될지는 미지수다. 면담 내용의 공개 범위는 내주부터 진행되는 전국 시·도당 릴레이 면담이 완료되면 TF 내부에서 본격 논의될 것이라는 전언이다. 관련해 면담에 참여한 한 실무진은 “저희가 허심탄회하게 얘기한 부분이 어느 정도 수위까지 공개되는지에 따라 백서의 진정성이 나타나지 않겠나”라며 “정무적인 부분을 고려해 일부 내용이 공평하게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결국 백서가 본 취지대로 진정성 있는 역할을 하려면 TF에서 결단해야 할 쟁점들이 산적한 상황이다. 관련해 TF 핵심 관계자는 “공동 책임론을 전제로 당내 모두가 다음 스텝을 준비해야 한다”며 “백서의 핵심 취지는 총선 과정에서의 당 시스템을 진단하고 다음 선거를 위한 개혁안을 내는 것이다. 이번에 안 바꾸면 다음 선거도 또 진다는 마음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TF의 진정성을 다시금 환기시켰다.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