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이재명의 당원권 강화? ‘홍위병 체제 개딸당’ 만들기”

  29 05월 2024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시사저널 이종현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원권 강화’ 카드를 꺼내들며 ‘대의원제’ 축소를 시사한 것과 관련해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라며 “‘홍위병 체제’처럼 민주당의 ‘개딸(개혁의 딸, 이재명 대표 지지층)화’를 이루기 위한 의도”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이날 방송된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 출연해, 이 대표가 당원권 강화를 예고한 것과 관련해 “자기 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민주당의 대의제를 흔드는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팬덤과 지도자가 직접 결합하면서 중간층(대의원)에서 민의를 왜곡하는 것으로 규정해 척결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을 대표했던 추미애 당선자가 국회의장 경선에서 낙선한 것을 거론하며 “의장 경선도 ‘의원’이라는 중간층이 있었다. 이 투표에서 이재명 대표가 쓴 맛을 보고 ‘당원권 강화’를 꺼내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중간층의 합리적 검토와 토론, 대화를 없애버리고 직접적으로 (의사결정 구조를) 올리자는 것이 민주당의 ‘대의원제 폐지’로 나타났다”고 봤다.

진 교수는 민주당에서 추진하는 ‘당원주권국’ 신설에 대해서도 “홍위병을 담당하는 부서를 하나 만들어서 당원권 강화를 위한 전반적인 손질을 하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당헌당규 개정으로 대의원과 일반당원의 표 가치 비율을 기존 60:1에서 3분의 1로 줄이면서 당원권을 세 배나 강화시켰다. 여기서 앞으로 더 대의원제를 무력화시키면 실제 당원과 대표의 직접적 결합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 전당대회 이름도 ‘전국 대의원 대회’에서 ‘전국 당원대회’로 했는데, 이는 국가 시스템으로 말하면 국회의원을 없애고 전 국민과 대통령의 직접 결합을 이루겠다는 방식이다.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있을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추미애 사태’로 식겁한 만큼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서 더 이를 악물고 완전한 친정체제를 구축하려 할 것”이라고 봤다.

진 교수는 ‘이재명 연임설’에 대해서도 “아마 이 대표가 당대표로 추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여파에 대해선 “우리가 갖고 있는 정당 대의 민주주의를 당원 민주주의, 직접 민주주의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결국 대중은 권력자에게 조종당하는 방식이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일부 반대 의견 가진 사람은 ‘쟤는 반동이고 수박(겉은 국민의힘, 속은 민주당을 의미하는 은어)’이라며 잘라내는 홍위병 체제가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기본적으로 선동정치가 되고 합리적 의사 토론도 없어진다. 반대 의견은 낼 수도 없게 된다”며 “다른 의견이 아니라 적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포퓰리즘이 될 수밖에 없고 돈 퍼주는 정책이 계속 나오는 것은 물론, 공론장이 파괴되면서 민심과 당이 괴리되는 현상이 계속 벌어질 것”이라며 “민주당도 ‘정당 개딸화’가 계속되면 지금이야 정부여당이 너무 못하니 버티겠지만 굉장히 곧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