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 메시지”…尹·朴, 1년 반 만에 ‘손잡은’ 의미는?

  26 10월 2023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건강을 기원하는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의 안내말에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중동 순방 직후 바로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장으로 달려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났다. 지난해 5월 취임식 이후 1년5개월만이다.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수도권은 물론 TK(대구·경북)에서도 흔들리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보수대통합’ 메시지를 냈다는 분석도 정치권에서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순방 일정을 마치고 입국한 직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윤 대통령은 순방 전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 일정을 보고받고 참석 방침을 바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윤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하면 된다’는 기치로 우리 국민을 하나로 모아 산업화를 강력히 추진, 한강의 기적이라는 세계사적 위업을 이뤄냈다”며 “취임 후 92개국 정상을 만나 경제 협력을 논의했을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뤄낸 압축 성장을 모두 부러워하고 경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산업화의 위업을 이룩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그 분의 혜안과 결단과 용기를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이번 추도식 참석에 대해 ‘민생 소통’ 행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의 본질인 민생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정치의 본질에 가장 근접했던 지도자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추도식 참석은 이러한 각오를 다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추도식에 함께 참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도 손을 맞잡았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번이 윤 대통령 당선 후 세 번째다. 앞서 지난해 3월 당선 직후와 5월 취임식에서 짧은 만남을 끝으로 1년5개월간 두 사람의 만남은 없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총선 직전 ‘보수대통합’으로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여당 참패 직후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비상이 걸린 바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보수 텃밭인 TK에서도 부정과 긍정 응답 수치가 역전됐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동 순방을 통해 ‘경제·안보’ 등 외치에 집중한 윤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과의 조우를 통해 보수 진영도 다시금 챙기겠다는 메시지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국정농단 국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구속해 지지층에게 비판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만남을 통해 두 사람이 극적 화해와 보수통합을 이루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봤다.

한편, 이날 추도식에는 유족과 정재호 민족중흥회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관용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했다. 또 국민의힘 측에선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인요한 혁신위원장 등이, 대통령실에선 김대기 비서실장,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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