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불통에도 통 큰 결단”…이재명, 시정연설 환담서 대통령 만난다

  30 10월 2023

윤석열 대통령이 8월15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31일 윤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진행되는 5부 요인-여야 지도부 환담 자리에서 만난다. 지난해 민주당이 시정연설 자체를 ‘보이콧’했던 것과 상당히 달라진 기류다. 다만 이번 만남이 ‘영수회담’으로까지 진전될지는 미지수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30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 시정연설 때 모임에 참석하기로 했다”며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대표의 결단으로 참석하기로 결론 났다”고 전했다. 다만 권 수석 대변인은 사전환담 이외에 다른 모임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영수회담 등 이 대표가 제안한 다른 성격의 회담은 없을 것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그간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정부 기념식 등에서 마주쳐 짧게 인사를 나눴을 뿐 별도의 회동을 통해 대화를 나눈 적은 없다. 따라서 이번 사전환담에서의 만남은 현 정부 출범 후 두 사람이 사실상 처음 소통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

앞서 지난해에는 민주당이 야권을 향한 검찰·감사원의 전방위적인 수사·감사 등에 반발해 시정연설 자체를 ‘보이콧’했고, 사전환담에서의 양측의 만남 역시 불발된 바 있다. 올해 시정연설 사전환담도 이날 오전까지 이 대표의 참석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특히 민주당 내부에선 이 대표의 참석에 반대 의견이 더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제안한 ‘대통령-여야 대표 3자 회동’에 대해 대통령 측에서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사전환담은 5부 요인(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중앙선거관리위원장·감사원장)까지 함께 참석하는 만큼, 국정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사실 불가능한 자리기도 하다.

이에 민주당은 대통령실에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규모 단위의 회동 자리를 따로 마련해달라고 제안했지만, 결국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참석을 결정한 것은 윤 대통령에게 국정 기조 변화를 면전에서 촉구하며 ‘책임 야당’으로서 이미지를 부각시키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도 시사저널에 “윤 대통령이 불통 모드로 일관하지만 이 대표가 통 크게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도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소통에 대해 기대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와 사전환담 때 자연스럽게 만나 안부를 물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국회의장과 여당 대표까지 아울러 격의 없는 소통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번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보이콧도 하지 않을 방침이다. 다만 시정연설 참석 여부와 별개로 국회 로텐더홀 등에서 민주당 개별 의원들의 대정부 시위가 진행될 가능성은 남아있는 상태다. 권 수석 대변인은 “(시위 진행 여부 등에 대한) 원내의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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