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최평천 안채원 기자 = 국민의힘이 2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에 대한 일괄 징계 취소안을 논의한다.

당 지도부의 한 인사는 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혁신위가 제안한 '대사면' 안건과 관련해 내일 최고위에서 조건부가 아닌 일괄 징계 취소로 의결하자는 게 중론"이라고 전했다.

한 최고위원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저렇게 노력하는데 안 받아들이는 쪽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당원과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통합 차원에서 당사자 의사와 별개로 징계 해제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혁신위는 당내 통합을 위한 제1호 안건으로 이 전 대표와 홍 시장 등에 대해 내려진 당원권 정지 징계를 풀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은 "징계 자체가 말이 안 되는데 무슨 사면을 하느냐"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에 대해 일부 최고위원은 '반성 없는 사면은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당 지도부 내에서는 혁신위 제안에 담긴 대화합 취지를 살려 '일괄 사면'을 해주자는 쪽으로 무게추가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을 징계 취소 명단에서 제외할 경우 혁신위 1호 안건을 사실상 거부하는 모습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눈높이에 맞춰 당을 쇄신하겠다고 출범시킨 혁신위 활동에 지도부가 스스로 제동을 걸었다는 모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 위원장은 전날 대표적인 비윤(비윤석열)계인 유승민 전 의원과 만나는 등 당내 통합에 부쩍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인 위원장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전날 비공개 회동을 한 유 전 의원에 대해 "정말 젠틀맨", "개인적으로 만나보니까 존경이 간다", "참 자세가 아름답다", "순수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우리는 굉장히 통했다"고 말했다.

그가 유 전 의원에 대해 "긍정적인 만남이었다"고 평가한 만큼,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워온 유 전 의원의 태도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에서는 유 전 의원을 끌어안게 되면 총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설을 잠재우는 효과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나아가 인 위원장이 유 전 의원과의 회동을 계기로 이 전 대표와 홍 시장까지 만나 '비윤계 끌어안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인 위원장은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에 대해서도 바짝 몸을 낮췄다.

이 전 대표를 향해서는 "만나서 제 주장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조언받고 싶다. 저를 가르쳐달라"고 호소했다.

홍 시장이 혁신위의 '대사면'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한 것에 대해서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했다.

다만 인 위원장의 광폭 통합 행보가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시각도 있다.

이 전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교통사고가 났는데 과실이 0 대 100이면 그에 합당하게 이야기해야지, '100만 원 줄 테니까 받으세요' 이러는 순간 싸우자는 것"이라며 "왜 남한테 강요하는가. 이게 2차 가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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