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이틀 만, ‘美 대선의 해’ 트럼프 34개 혐의 모두 유죄...“지지자 결집할 수도”

  31 05월 2024

뉴저지서 유세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성(性) 스캔들’ 의혹 사건 등과 관련한 34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미 배심원단은 5월30일(현지시간) 이러한 내용의 평결 내용을 법정에서 밝혔다. 이와 관련한 선고는 7월11일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대통령선거 후보로 지명될 것으로 예상되는 공화당 전당대회 시작 직전이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가도에 ‘빨간줄’이 켜진 반면, 되레 지지자 결집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심원단 만장일치 ‘유죄’, 미 대선판도 바뀌나

5월31일 미 언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배심원단 12명은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심리를 마친 결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34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결론을 내렸다. 배심원단이 5월29일부터 이틀간의 심리 끝에 내린 결론이다.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이러한 의견을 냈다. 

미국은 배심제가 활발한 대표적 나라다. 배심제는 법조인이 아닌 일반 시민이 재판 과정에 참여해 유무죄 여부를 판단하는 제도다. 유죄 판결을 내리기 위해선 만장일치의 평결이 필요하다. 이렇게 나온 배심원단의 결정은 최종적인 판단이다. 판사가 이에 따라야 한다는 의미다. 

후안 머천 판사는 "배심원 대표로부터 오후 4시20분 '평결이 나왔다'는 메모를 받았다"며 이러한 결과를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4월15일 시작된 이후 약 6주 만이다. 이번 배심원단 판단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역사상 처음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단을 받은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선고는 7월11일 예정됐다. 

전 세계가 주목한 이번 재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性) 스캔들’에서 비롯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자신과의 성관계를 입막음하는 대가로 13만 달러(약 1억7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비용을 법률 자문비인 것처럼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관련해 맨해튼 지방검찰은 지난해 트럼프를 34개 혐의로 기소했다.

 

굳은 표정의 트럼프...“대선 출마엔 영향 없어”

배심원단의 만장일치 유죄 판단에 법정이 술렁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평온한 모습을 보이다 유죄 소식을 듣고 표정이 굳어졌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돈을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마이클 코언의 증언에 의존한 평결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뉴욕 항소법원 제1사법부에 항소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여기서도 유죄 판단이 나오면 연방항소법원에도 항소할 수 있다. 이에 대선 전 최종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설령 유죄가 확정되더라도 대선 출마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미국 연방 헌법은 피고인이나 기결수 등이 대통령후보에 나서는 것을 제한하진 않는다.

이번 판단이 되레 지지자들의 결집을 유도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통인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5월3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판단이 트럼프한테는 악재”라고 전제하면서도 “트럼프는 미국 전역에서 지지를 받는 형태가 아니라 아주 열성적인 보수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평결 결과로 인해) ‘바이든 정부가 나를 박해한다’며 결집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유죄 판단) 이 자체만으로 트럼프가 끝났다고 볼 수 없다”며 “또 미국은 대통령 자격 요건은 ‘미국 태생’ ‘35세 이상’ ‘14년간 거주’ 외에는 없기 때문에 출마에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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